"성전환한 아들에 충격"…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전말 '폭로'

입력 2023-09-02 14:51   수정 2023-09-29 00:0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 트위터를 인수한 과정의 전말이 처음 공개돼 이목이 쏠린다. 오는 12일(현지 시각) 머스크의 전기를 출간할 예정인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지난달 3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기고했다.

아이작슨은 기고문에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거액에 인수하고 엑스(X)로 이름을 바꾸는 과정의 전말을 상세하게 회고했다. 또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머스크의 심리 상태나 환경 등 인수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을 짚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밝히고 엑스로 이름을 바꾼 방식을 보면 그가 이 회사(엑스)를 충동적이면서도 막무가내식으로 운영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게 한다"고 했다.

먼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잇따라 성공한 뒤, 머스크는 게임 중독자들이 느끼는 것과 비슷한 일종의 권태를 느꼈다고 한다. 이후 새롭게 도전할 거리를 찾던 머스크는 2022년 1월 측근에게 트위터 주식 매수를 지시했다. 이는 그가 마침 10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만료된 테슬라 스톡옵션을 행사한 기간과 맞아떨어졌다. 당시 머스크는 "그 돈을 은행에 맡기고 싶지 않았고, 마음에 드는 상품이 무엇이 있는지 자신에게 물었더니 답은 간단했다. 트위터였다"고 했다.


그간 트위터에서 네티즌들과 거침없는 설전을 벌여왔던 머스크는 이 공간을 자신의 '운동장'처럼 여겨왔다고 아이작슨은 전했다. 아이작슨은 "트위터는 놀림과 괴롭힘이 있는 학교 운동장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며 "어렸을 때 당했던 것처럼 얻어맞는 일도 없는 데다, 이 플랫폼에서 그는 '학교 운동장의 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어릴 적 기억이 머스크가 트위터에 집착하게 된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경영권 이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 26일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에 들어선 머스크는 사옥 곳곳에 붙은 새 모양의 로고를 보고 "이 빌어먹을 새들은 모두 없어져야 한다"고 선언했다. '정치적 올바름', '성 인지 감수성' 등을 강조하는 트위터의 기업문화에 대한 머스크의 평소 부정적인 인식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미국 사회가 진보 정체성을 강요하는 이른바 '깨어난 정신 바이러스(Woke mind virus)'에 감염됐다고 비판해왔다.

머스크의 이런 지론에는 큰아들 자비에르(Xavier)가 여성으로 성전환을 결정하면서 받은 상처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아이작슨은 판단했다. 자비에르는 지난해 4월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는 한편 이름도 '자비에르 머스크'에서 어머니 성을 따른 '비비언 제나 윌슨'으로 바꿨다. 이후 평소 성전환과 동성애를 비판해온 아버지 머스크와도 절연했다. 이때 머스크는 "자비에르가 사회주의를 넘어 완전한 공산주의자가 됐고 모든 부자를 악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아이작슨에게 토로했다고 한다.


아울러 머스크는 20여년 전 페이팔의 전신인 '엑스닷컴'을 창업했을 때 메시징, 상품 결제, 금융 서비스 등 모든 기능을 망라하는 '슈퍼 앱'을 만들려다가 실패한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이런 구상을 재추진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엑스닷컴과 페이팔의 합병 때도 엑스닷컴이란 이름을 유지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 오늘날 머스크가 X를 고집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 본사 내 캐비넷에서 '깨어있으라'(Stay woke)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찾아낸 뒤 트위터가 병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트위터의 상징인 파랑새를 '빌어먹을 새'라고 했던 이때부터 트위터가 X로 바뀌는 시작이었던 것. 머스크는 트위터 CEO였던 파라그 아그라왈을 비롯한 핵심 임원진들이 트위터를 망쳤다고 판단, 이튿날인 지난해 10월 27일 인수 일정을 기습적으로 앞당겨 이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결국 자극을 향한 끊임없는 갈망, 어린 시절의 기억, 꼬여버린 가족 관계가 얽히고설켜 머스크를 X의 소유주로 만든 것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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